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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정체성에 대해서

CatherineRUhateme? 2020. 9. 22. 02:19

민주당의 정체성은 안티 한나라당이다. 호남이나 민주화운동은 안티 한나라당을 이루는 중요한 이데올로기지만 그 자체로는 민주당의 정체성이라고 불러주기가 어렵다.

 

호남과 민주화운동, 그 외에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사회운동가라던가, 단순히 민주당의 세련되고 힙(!)한 이미지에 끌린 사람이라던가, 기타 여러가지 사람들이 모이는데 결국 그 기저에 깔린 가장 중요하고 가장 우선시되는 가치관은 안티 한나라당이다.

 

민주당을 보고 민주당을 지지하는게 아니라 한나라당을 보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만큼, 민주당 내부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갈등이 가장 극적으로 표출됐던게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사태였다. 

 

지금의 민주당은 민주당 역사에서 몹시 흔치않게 내분 없이 조용한데, 노무현이라는 상징이 민주당의 모든 사람들을 단단하게 묶어주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저건 이미 하나의 종교다. 

 

 

 

......글을 쓰면서 뭔가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생각이 정리되기는커녕 머리만 더 아프다. 어차피 민주당에 대해서는 나 아니더라도 이야기할 사람들이 많으니까 정의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 이 얘기가 본 주제다.

 

정의당의 정체성은 뭔가?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명확했다. 사회주의. 노무현의 신화가 하나의 종교가 되어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면 사회주의의 200여년 역사는 이미 하나의 종교로서 완성된 신화다.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은 같은 종교를 믿는 신자들의 동질감을 공유할 수 있었고 그래서 단단했다. 08년 이전까지는.

 

지금의 정의당은 민주노동당 시절과 다르다. 그때와 다르며 같아서는 안 되고 같아질 수도 없다. 그 과정에서 정의당의 정체성은 결국 하나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안티 민주당.

 

민주당을 싫어하는 요인은 다양할 수 있다. 과거 국민참여당 같은 경우는 당원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민주당과의 통합을 거부했다. 나같은 경우는 퀴어 인권이 중요한 이유다. 사회주의를 여전히 가슴에 품고 사는 자칭 혁명가들도 민주당을 좋아할 수 없다.

 

그래서 정의당은 과거 민주당이 겪었던 내부갈등을 그대로 겪을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20대의 골빈 트페미새끼와 50대 좆팔육 개저씨와 40대 친노 소부르주아 엘리트나으리가 서로 말이 통하겠나?

 

더욱이 문제는 정의당이 꼴에 이념정당으로서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무현식 해결책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기 민중당이라고 우상숭배와 맹목적인 추종으로 내부단결을 꾀하는 당이 있긴 한데, 그런 버러지들처럼 될 수는 없지 않겠나. 토론과 대화로 당원들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해야 할텐데, 토론과 대화가 될 것 같지 않으니, 깝깝하다.